선생님의 강의를 듣다 선생님께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나마 질문 게시판에 글을 씁니다.
작년, 수능 시험을 치르고 제가 원하던 결과를 받지 못 해 무척 좌절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내내 교대만을 바라 보고 공부를 하였는데 정시 성적으로는 절대 지원을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제 꿈이 한순간에 없어져 버린 거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긍정적이라는 말을 계속 듣고 살아 왔는데 정시 결과가 나온 이후 저는 매우 부정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재수를 할까 싶기도 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그 선택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공시 공부의 길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정시 대학 합격을 기다릴 때, 저는 새벽에 노량진을 왔고, 친구들이 만나 술을 마실 때, 저는 혼자 밥을 먹고 학원에 남아 공부를 했습니다.
그게 1 월이었는데 벌써 5 월이 끝나가네요. 대학을 가지 못 한 것에 대해 스스로 많이 부끄러워했던 것 같습니다. 어른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생각이 깊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그게 저의 콤플렉스를 채워 주지는 못 했습니다. 그러다 방금 선생님이 김구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을 듣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이 세상에는 대학이 전부가 아니라, 제가 가는 곳마다 배울 것이 있음을. 대학 졸업증이 나의 학력적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 아님을 다시 배웠습니다.
스승의 날에 고등학교 선생님들께 연락 한 번 드리지 못 한 게 후회가 됩니다. 좋은 대학에 보내고자 힘써 주셨던 분들이기에 차마 퇴학 신청을 하고 공무원을 준비한다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이지 바보 같았던 것 같습니다.
이중석 선생님 존경합니다. 문학 소녀였던 제 모습을 다시 찾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학에 미련을 갖지 않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를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끔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량진을 오는 게 더 이상 우울하지 않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 수업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수업을 인강이 아닌 현강에서 들었다면 그 자리에서 울어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당장 오늘 동형 모의고사 수업 얼른 들으러 가고 싶네요...ㅎㅎ 일요일 보충도 저는 좋지만 선생님이 힘드실까 걱정이 됩니다.
얼른 당당하게 붙어서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지난 몇 개월 간 그게 역사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시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 삶을 위해서 지난 날들을 차근차근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른 그렇게 저의 스무살을 더 뜻깊게 보내고 싶네요!
감동을 받아서 쓰다 보니 너무 주저리 주저리... 쓴 것 같네요.
스승의 날은 지났지만, 이상한 콤플렉스에 빠진 제자였지만, 이제야 당당하게 말씀드립니다. 선생님, 제가 정말 많이 존경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