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서 무신의 선종지원은 전대미문이고, 이걸 보아 무신들이 얼마나 정치에 무지한지 알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정중부에서 이의민까지 이은 무신들의 선종 지원은 이해하겠는데, 최충헌과 최우로 이어지는 최씨무신정권이 무지해서 선종을 지원했다는 건 솔직히 이해가 잘 가지 않아 질문드립니다. 이규보등의 책사를 두고 최우의 경우 아예 문신을 숙식시키면서 자신의 싱크탱크 집단을 둘 정도였는데, 정치에 무지하다는 건 무언가 다른 생각이 있다고 볼 수도 있지 않나요? 제 좁은 견해로는 최씨집단이 선종을 지원한건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본래 권력의 실세-보통 왕-는 교종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키우고, 지배의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무신정변 이후 무신정권은 태생이 지배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고, 나라조차 고려라는 탈을 뒤집어 쓴 상태에서 사회가 혼란한게 더 유리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의 혼란은 지배층에게 위협이 되어야 하나, 무신들은 일단 자신들이 군대라는 국가의 무력인 상태에서 그런 위협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반대측인 왕의 세력이 사회혼란에 더 많이 흔들리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당시에도 왕건이 선종을 통해 나라를 세운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선종이 기존 지배층을 흔드는 핵심 역할이라는 걸 우리도 아는데 당시 석학들이 모인 최충헌 이하 문신들이 몰랐을까 의구심이 듭니다. 최충헌이 나라의 실권을 쥐고 최우나 그 손자시기에 고려를 엎고 새로 나라를 세우려고 했던 게 아닐까요? 이성계가 왕이 되기 위해 일부러 몇명의 왕을 갈아치움으로써 왕권을 최대한 추락시킨 것처럼, 최씨정권이 아예 자신의 집에 승선을 데려다 놓고, 인사권을 마음대로 정함으로써 왕권을 일부로 추락시켰다는 건 비약일까요? 다만 최우시기에 몽골의 침입으로 자신들의 권력핵심인 군대가 손상되면서 그런 여유가 사라진게 아닐까요? 제가 딱히 조사를 하거나 하진 않고 수업만 듣고 질문하는거라서 편협한 시각에서 든 의구심이니 고쳐주세요ㅠ.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