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 작년 말부터 강의를 들은 지방 인강 학생입니다. 작년 말, 경찰공무원 수험생활을 시작하면서 선생님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수강후기를 적어야지 적어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적게 되었습니다. 좀 오바스럽기도 하겠지만 저는 이중석선생님의 강의를 듣게 된 것이 20대가 되어서 가장 잘한 일이고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역사과목을 가장 싫어했습니다. 성적이 꽤나 괜찮은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공부하는 일은 늘 버겁고 힘들었습니다. 사실 성적만을 내기 위해서 역사'공부'가 아닌 꾸역꾸역 암기만 해왔었고, 매 시험이 끝날 때마다 기억은 리셋되어 머릿속에 남는 역사지식은 없었습니다. 이과로 진학을 하니 더이상 역사를 배울 기회조차 없었고, 저는 오히려 그것을 기뻐했습니다. 끔찍하도록 안맞는 역사를 안배워도 된다니, 행복하다고 느꼈습니다. 대학교도 공대로 진학했고, 필수교양 강의도 많았지만 역사에 관한 강의는 필수교양이 아니었습니다. 대학교 4년동안에도 저는 역사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늘 항상 역사를 알아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생각만 하지 실천은 안되더라구요. 역사를 잘 아는 친구들을 멋있어하면서도 저는 역사바보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경찰공무원을 준비하게 되면서 한국사에 대한 걱정이 컸습니다. 노베이스라는 사실이 참 막막하고 후회스러웠습니다.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그때는 필기노트로 들으면 됐는데, 일부러 필기노트를 안사고 공책에다가 제가 직접 필기를 했습니다. 스프링 노트 세권이 나오더라구요. 손도 아프고 시간도 더 오래 걸렸지만 그렇게 시작한것을 후회한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정말 신기할 정도로 선생님 수업은 너무 재미있었고, 잘 맞았습니다. 암기를 해야겠다는 부담감은 가지지 않고 물흐르듯 수업에 빠져들었습니다. 현강으로 들으면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 저는 너무 웃긴데 현장 친구들이 많이 웃지를 않아서 속상할 때도 많았습니다. 선생님 강의는 수업을 듣거나 공부를 한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마치 퀄리티 높은 예능과 교양프로그램의 합작..?을 보는 느낌이어서 몰입도도 상당하고 집중하려 애쓰지 않아도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솔직히 공부하려고 본것도 맞지만 너무 재밌어서 헬스장에서도 보고 버스에서도 듣고 자기 전에 잠 안올때도 보고 또보니 선생님 설명을 외우게 되더라구요^^.. 스토리텔링이 너무 좋아서 이걸 누구한테 설명해주고 싶은데 듣고싶어하는 친구도 없을 것 같고 그냥 저자신한테 수업하듯 설명하곤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게 좋은 복습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선생님의 지식을 고스란히 전해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아픈 손가락이었던 한국사는 이번 2차 시험에서 75점을 받았습니다. 높진 않지만 맞출 문제들은 다 맞췄고, 꽤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으로부터 배우지 않았다면 이뤄내지 못할 결과였습니다.
평소에도 책을 굉장히 좋아해서 수험생활동안 책읽는 시간이 줄어들어 속상했는데, 선생님께서 매 수업 시작마다 시를 읽어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시간이 아까워 소설은 못읽고 시집을 사서 한편씩 읽곤 했습니다. 수험생활에 웬 책이냐, 기출책이나 더봐라는 말도 들었었는데, 저의 힐링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후년부터 경찰한국사가 한능검으로 대체된다는 소식이 저도 참 속상합니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경찰 한국사를 공부하다가 한능검을 치러 가니 발로 풀겠더라구요. 역사를 역사답게 배우지 않아도 풀 수 있는 시험으로 대체된다니... 앞으로 경찰을 준비하게 될 경시생들이 더이상 선생님의 강의를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참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제가 대체되기 전 세대에 경찰을 준비하게 되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안그랬으면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을거니까요. 선생님을 만나고 생각하는 방식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더 나은 쪽으로 변화했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한것은 더욱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것들의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경찰공무원에 합격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혹시나 실패하고 포기하게 되더라도 이 수험생활을 후회하지 않려 합니다. 선생님께 한국사를 배우고, 한국사를 좋아하게 된 이 마음과 세상을 바라보는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제 수험생활을 값지고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미 대학은 나왔지만 방송통신대학같은 것으로라도 사학을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로 역사가 궁금해지고, 재미있어졌거든요.
물론 합격이 최종목표이니 반드시 합격해서 선생님을 찾아뵙고 싶습니다! 경찰한국사가 바뀌기 전, 내년합격이 제 목표입니다. 항상 좋은 수업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는 먼 부산에 있지만 항상 선생님을 존경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고 저희들에게 좋은 영향력이 되어주세요. 감사합니다! |
